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09 - 남부 일일 투어 : 폼페이 유적지 20240915
이 글은 이미 두 달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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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타노에서 다시 작은 버스를 타고 아말피 해안도로를 지나 원래 우리 남부투어팀이 타고 왔던 대형버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거기서 다시 폼페이까지 대략 한 시간 정도? 더 버스를 타고 달렸다.
리몬첼로 스프리츠에 취한 나와 멀미로 괴로워하는 어머니 둘 다 버스에서 한 시간 남짓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폼페이에 도착해 있었다.
폼페이 유적지
https://maps.app.goo.gl/somkvnJKKjexAJHr7
한낮이 되니까 햇빛이 뜨거워졌다.
나는 취기는 가셨는데 잠기운에서 벗어나질 못한 채 버스에서 내려서 이런 비현실적인 고대 유적을 보며 꿈인가 싶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단체입장이라 그런지 우리 팀의 한국인 가이드 이외에도 현지인 가이드가 함께 동행했다.
입장 전부터 적지 않은 인원의 관광객들이 줄줄이 입장하고 있었다.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멍때리고 있었는데 우리 앞에서 이탈리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국인 가이드가 현지 가이드에게 오전에 포지타노 갔다 왔는데 날씨가 너무 좋았다고 대화하는 듯했다.
새삼 소소하게 궁금한 부분이 있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세계적 관광지로 차고 넘치는 이탈리아인데, 그런 이탈리아 내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은 자국 내에서 국내여행을 얼마나 많이 다닐까?하는 궁금증...
그런데 이미 해외관광객으로 넘쳐나서 오버투어리즘에 몸살을 앓는 나라 중 하나가 이탈리아라서, 정작 자국민은 여행을 다른나라로 떠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조금 줄을 서 있다가 가이드의 인솔을 받아 드디어 입장했다.
사실 나는 폼페이 유적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며 빠르게 돌아다녔다.
천천히 보다보면 이 유적지도 규모가 어마무시하므로 시간이 꽤 오래 걸렸겠지만 오전에 포지타노를 다녀오느라 하루를 전부 투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폼페이 유적은 길이 거의 전부 저렇게 되어 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길거리도 차도와 인도로 구분되어 있듯이, 옛날에는 말이 다니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로 나뉘었다고 한다.
한 계단 높은 쪽이 당연히 인도고, 낮고 폭이 넓은 쪽이 말이 다니는 길인데, 사진으로 보기보다 훨씬 가운데가 더 파여있는 느낌이다.
왜 파여있느냐 하면, 말똥이 쌓이는 부분이라서 그렇다고..
신을 모시고 기리는 신전이 있다는 걸 제외하면 오늘날의 도시에 필요한 것들과 상당 부분 유사한 것들의 흔적이 많았다.
시장이 있고, 시장 안에서 먹거리를 파는 곳도 있고, 극장이나 목욕탕의 흔적도 있다.
당시 식당이나 빵집 등의 벽에도 자기 가게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용 그림을 그려놓은 흔적도 있다.
화산 폭발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석고를 부어 발굴해 낸 모습.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에도 폼페이 유적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폼페이 유적의 전시가 더현대에서 있었는데 가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지만 현지에서 많이 볼 수 있어 유익하다.
최근에도 화산 폭발 당시의 사람들에 대한 발굴 조사가 계속되고 있고, 이미 발굴된 유적에 대한 감정 결과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도 한다.
고대 로마의 목욕문화는 유명하다. 그런데 폼페이 유적에 있는 서민들의 집에 욕실의 흔적은 없다.
대부분의 집에 욕실은 없었고, 마을마다 큰 대중목욕탕을 지어 거기에서 목욕을 했다고 한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탕에 들어가 몸을 씻으며 나름의 커뮤니티가 형성된다고 한다.
목욕할 때 벗어놓은 옷가지를 보관하는 캐비닛같은 선반도 있어서 정말 대중목욕탕에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는 느낌이다.
부잣집의 흔적은 조금 더 화려하고 규모가 크고, 서민들의 집은 작고 아담하다.
우물에서 여전히 물이 나온다.
그 시대 나름의 유흥거리, 극장과 경기장도 있다.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5시가 다 되어, 유적지를 나왔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 통로에 레몬 나무가 있었다. 낮에 마신 리몬첼로가 생각난다...
돌아가는 길 내내 차창 너머로 보이는 베수비오 산이 너무 거대해서 한참 쳐다보다가, 나폴리도 구경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여행 일정에는 갈 수가 없어서 매우 아쉽지만... 언젠가 또 갈 날이 있으려나.
버스에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8시가 넘어서야 로마에 도착했다.
중간에 고속도로에서 차가 너무 막혀서 돌아가는 시간이 더 늦어졌지만 딱히 배도 안 고프고 이후 정해놓은 일정도 없어서 투어 해산하고 나서 숙소 가자마자 꿀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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