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08 - 남부 일일 투어 : 소렌토, 포지타노 20240915
이 글은 이미 두 달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날 바티칸 반일 투어 신청했던 여행사와 같은 곳에서 남부 일일 투어도 신청했었다.
전날 바티칸 투어 때 오전에 잠시 스치듯 봤던 다른 팀 가이드님이 이번 남부투어 일일 가이드로 오신 것을 어머니가 알아보시고는 반가워하셨는데 나는 왜 기억이 안 나지?ㅋㅋ
암튼 이 일일투어도 맨날 미술관만 돌면 어머니가 지루해하실까 해서 신청해 봤는데 여행 끝나고 생각해 보니 오히려 안 가는 게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반쯤 든다...
사실 일일 투어 프로그램 자체는 나는 너무 좋았는데, 어머니가 투어 중간에 버스로 이동하는 내내 멀미를 하셔서 그렇다ㅠ
심지어 아말피 해안도로 타고 포지타노 가는 길이 어머니에겐 완전 극악이었던 것 같다... 완전 구불구불한 길을 버스 타고 올라가니까.
옆에서 같이 다니는 나도 엄청 신경 쓰여서, 결국 투어를 100퍼센트 만족스럽게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 이탈리아 남부의 바다 풍경은 듣던 대로 너무나 눈부셨다.
남부 투어 출발
아침 6시 15분까지 모임장소인 성당 앞에 가보니 관광버스가 하나 서 있고 벌써 마흔 명쯤 되는 인원이 타고 있었다.
너무 시간 딱 맞춰와서 그런지 버스에 뒷자리밖에 없었는데 여기서부터 실수가...
어머니 멀미가 이때부터 이미 시작돼서ㅜㅜ 더 일찍 가서 앞자리 앉을 걸 그랬다.
그나마 중간 출입구 쪽에 자리를 비켜주신 분이 계셔서 중간에 그쪽으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크게 효과는 없었다..
아직은 어두컴컴한 로마 새벽 거리를 버스로 지나가면서 가이드님의 안내를 들었다.
가이드님 말씀대로 도로 생김새가 좀 우리나라 고속도로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나지막한 뾰족 지붕과 올리브밭이 지나가는 걸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랑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들렀는데 휴게소에서 빵을 그때그때 구워서 매대에 놓는데 빵 굽는 고소한 냄새가 휴게소 가득 퍼졌다.
내심 먹어볼까 싶었는데 별로 배가 안 고파서 볼일 보고 견과류 과자만 한 봉지 사서 나왔다.
그렇게 출발한 지 세 시간쯤 지났을 무렵부터 창 밖 풍경이 좀 달라졌다.
울퉁불퉁 거대한 산을 지나 바닷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때쯤부터는 가이드님 설명을 들으면서 바깥풍경에 정신이 팔려서 계속 영상을 찍었는데 다 올리기 힘드니까 나중에 다른 방식으로 따로 올려봐야지..
그렇게 도착한 중간 포인트는 바로 소렌토였다.
소렌토
멀리 보이는 마을까지는 내려가지 않고, 도로 중간 갓길에 전망대 같은 곳이 있어서 거기에 잠시 내렸다.
맑은 바닷바람 마시고 어머니도 멀미를 조금 가라앉혔다.
옆에 레몬셔벗 파는 트럭이 있어서 거기서 가이드님이 셔벗을 사주셨다. 정말 새콤하고 눈이 질끈 감기는 지중해의 맛이었다.
비록 멀미 때문에 힘들긴 했어도 막상 이 풍경을 실제로 마주하고 나니 어머니도 여행 오길 잘했다며 좋아하셨다.
이 풍경을 잠시 즐긴 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동네 쪽으로 더 가서 작은 버스 두대에 나누어 탑승했다.
아말피 해안도로를 지나야 하는데, 도로가 워낙 좁고 구불구불해서 아말피 해안도로 전용 작은 버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다른 여행책자나 유튜브에서 보고 듣기로는 아말피 해안도로는 초행길의 관광객이 렌터카 끌고 운전할 만한 길이 절대 아니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말이 확실히 맞는구나 싶었다.
작은 버스에 갈아타고 나서부터 어머니 멀미도 급격히 심해져서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서 내렸고, 수신기 이어폰 너머로 가이드님의 안내설명을 듣고 포지타노에 내려 본격적인 자유시간을 즐겼다.
포지타노
어떻게 지은 건지 신기한 경사지의 가게와 숙소들. 벽 색깔은 또 알록달록 파스텔톤이라 눈길을 끈다.
가이드님 말씀으로는 본인이 가봤던 남부투어 중에서 이 날이 날씨가 제일 좋다고 하셨다.
햇살도 따뜻하고 시야도 선명해서 날짜 잘 잡았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이 좋아졌다.
바다 가까이로 좀 더 내려가봤다.
해안가를 따라 복작복작 즐비한 식당과 야외테이블 사이로 저 멀리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부서지는 윤슬이 보였다.
오전 10시쯤인데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역시 세계적인 관광지답다.
그래도 역시 바다는 꼭 봐야겠어서 인파를 뚫고 바닷가로 향했다.
하늘과 바다가 너무 파래서 눈이 정화되는 가운데, 의외로 모래가 까맣고 굵은 편이라 좀 놀랐다.
맨발 벗는 거 좋아하는 어머니는 곧장 샌들을 벗고 모래사장을 걸었다.
한쪽에 파라솔과 벤치가 늘어서 있었는데 아마 유료인 듯.
파라솔이 없는 모래사장 한쪽에는 돗자리 펴놓고 드러누워 선탠 하는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영화 녹색광선에서 본 바닷가 바캉스 풍경이 생각났다.
바다를 등지고 돌아서면 산등성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숙소와 가게, 그리고 이 동네의 중심인 교회의 돔이 보인다.
https://maps.app.goo.gl/k7YTXj6ZHdXb3U7L6
로마에서 본 돔과는 다르게 마치 모자이크처럼 문양이 들어간 노란 돔이 특이하고 귀엽다.
밥 먹느라 자유시간이 짧아서 저 교회에 들어가 보지 못한 게 아쉽다.
한참 사진 찍고 놀다가 자유시간 끝나기 전에 얼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맛집을 알아놓긴 했는데 합류 포인트에서 너무 멀어서 가기 힘들고... 가이드님이 추천해 준 맛집으로 갔다.
점심시간
https://maps.app.goo.gl/cxRyVQDpDor7hZoW8
호텔 일층에 딸린? 레스토랑인 듯한데 들어가니까 웨이터가 테라스 쪽 좌석으로 안내해 줬다.
경치도 좋고 물컵도 특이하고 리몬첼로 스프리츠도 새콤하니 맛있었다.
칼라마리랑 레몬 파스타를 시켰는데... 레몬 파스타가 엄청 짜서 거의 칼라마리만 먹었다.
파스타 말고 마르게리타 피자 시킬걸...파스타에 소금을 이렇게 많이 넣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이 식당에 가려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레몬파스타는 절대 시키지 말고 차라리 그냥 피자를 시키길..
칼라마리는 튀김옷이 두껍지 않은데 튀긴 후 소금을 좀 뿌렸는지 소스를 찍어 먹지 않아도 간이 적당했다.
아 이때 내가 메뉴선정 잘못한 것 때문에 가뜩이나 멀미로 피로가 쌓인 어머니가 더 짜증 내셔서ㅠㅋㅋ자식이 죄인이지요 네..
할 말이 없어져서 스프리츠만 홀짝홀짝 마시다가 나 혼자 취한 채로 식당을 나왔다.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우리랑 같은 남부투어 팀에 있던 다른 가족분들과 마주쳤는데, 영어가 서투셨는지 웨이터한테 메뉴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셔서 나도 영어 못하지만 메뉴 이름 알려드렸더니 우리 모녀 사진을 찍어주셨다ㅎㅎ
이걸로 어무니 기분이 좀 풀리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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