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11 - 피렌체 대성당,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20240916
이 글은 이미 두 달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10 - 로마에서 피렌체로 20240916에서 이어집니다.
우리가 피렌체에서 묵었던 숙소에서 도보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그 유명한 피렌체 대성당(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이 있었다.
피렌체라는 도시가 서울에 비하면 크기가 작은 도시이기도 하고 관광지가 가까운 거리에 몰려있어서 여러모로 숙소를 잘 잡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숙소에 짐 풀기 전부터 마주한 낭만적인 풍경에 어머니는 벌써부터 피렌체가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또한 숙소에서 여러 관광지가 도보로 가기 쉬운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 하셨다.
점심식사?
숙소에 들어갈 때부터 숙소 앞 좁은 골목 맞은 편에 적지 않게 늘어선 관광객의 줄이 신경 쓰였는데,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나가면서 그 줄이 왜 서있는 건지 궁금해서 가봤다.
알고 보니 샌드위치 맛집이었다.
https://maps.app.goo.gl/NvTVqKy2pqEuVuTR8
작은 가게 앞, 앉을자리도 없는 테이크 아웃 매장인데, 옆에 조리하는 공간이 있었다.
줄을 서려고 하니 점원이 전단지를 나눠줬다.
작은 전단지에 1번부터 쭉 샌드위치 메뉴들이 적혀있고, 속재료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도 쓰여있어서 줄 서있으면서 미리 샌드위치를 고를 수 있었다.
간단하게 먹고 싶어서 어머니랑 줄 서서 샌드위치를 사봤다.
샌드위치를 받자마자 어디 앉을 곳도 없이 가게 근처에서 서성거리며 샌드위치를 먹었다.
배고플 때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
샌드위치 가게 옆에 명품매장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나가면 베키오 궁전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으로 이어진다.
낮부터 축제분위기의 박자있는 음악이 나오고 시뇨리아 광장에 원을 그리며 춤추는 사람들이 있었다.
무슨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조그만 광장에 관광지 분위기가 나고 신나 보였다.
피렌체 대성당(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나는 2시 반에 예약해 둔 기베르티 패스가 있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대성당으로 향했다.
기베르티 패스는 피렌체 대성당과 피렌체 대성당 지하의 산타 레파라타,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산 조반니 세례당 이렇게 세 곳을 방문할 수 있다.
조토 패스와 브루넬레스키 패스도 있는데, 그건 종탑과 대성당 돔(두오모 쿠폴라)을 계단으로 올라갈 경우에 구매하는 거라 우리는 구매하지 않았다.
우리 어머니 무릎은 소중하니까...!라고 하는 건 반쯤 내 핑계고 사실 몇백 계단 올라가는 게 힘들어서 안 산 게 맞다ㅋㅋ
쿠폴라에 올라가서 피렌체 전망을 도심 한가운데에서 볼 수 있는 건 매우 좋지만 그렇게 되면 정작 도심의 아이콘인 쿠폴라가 안보이기도 하고.(+내가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에 별로 공감을 못해서? 낭만을 크게 느끼질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ㅋㅋ)
쿠폴라가 보이는 피렌체 전망은 후에 이 블로그에 글로 작성할 미켈란젤로 언덕에 두 번이나 올라가서 만끽했으므로, 쿠폴라에 올라가지 못해서 딱히 서운하진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 어머니처럼 무릎건강이 신경 쓰이거나 좁은 계단통로 올라가는 게 버거울 것 같은 사람은 안 올라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우리 어머니는 심지어 좁고 어두운 공간에 불편과 불안을 정말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 더 그랬고..
돔 안쪽의 어지러운 그림들과 함께 둥근 창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빛이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이 그림과 외벽 사이의 공간에 좁고 긴 계단을 오르내리는 (브루넬레스키 패스를 산)사람들이 있으려나?
산 조반니 세례당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사실 쿠폴라 정상의 전망보다 내가 기대했던 부분은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에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었다.
우피치나 아카데미아에 비하면 눈에 안 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대성당에 있던 대단하지만 훼손되기 쉬운 명작들은 대부분 오페라 박물관에 옮겨다 놓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복원을 거쳐 원본이 이곳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에 전시된 천국의 문!
의자에 앉아 편하게 관람할 수도 있고, 가까이 가서 조각의 섬세함을 관찰할 수도 있어 좋았다.
목조 작품이라 취약해서 그런지 유리벽으로 둘러싸여있는 도나텔로의 작품이다.
눈빛과 옷차림, 비쩍마른 몸의 표현이 '참회하는'사람을 정말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흔히 보는 막달라 마리아의 그림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도 들고...전형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주제에 걸맞게 청빈하고 참회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유명한 바티칸 피에타 앞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풍경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한산했다. 유작? 미완성이라 그런가?
(사실 바티칸에서도 미켈란젤로의 원본 피에타를 보지는 못했고 카피만 봤다. 이것도 좀 아쉽다ㅠ 희년 지나면 원본 볼 수 있으려나?)
미완성이라 덕분에 조각이 어떤 식으로 완성되어가는 지를 조금 상상해 볼 수 있어 좋았고, 앞에서 본 도나텔로의 막달라마리아와 분위기가 비슷한 느낌도 들고...메마르고 엄숙한 애도의 분위기같은...
이번 여행일정에는 없지만 언젠가 론다니니의 피에타도 보러 가고 싶어졌다.
섬세하고 완벽한 조각이 주는 압도감도 좋지만, 유작이나 미완성작이 주는 특유의 인간미나 그 당시 작가가 느꼈을 감정이 오히려 작품에서 더 잘 느껴지는 듯 해서 궁금해졌다.
이탈리아, 특히 피렌체에서 성당 외벽의 테라코타나 타일 장식으로 유명한 조각가이자 도예가였던 루카 델라 로비아의 이름을 유독 많이 보게 되었다.
도나텔로의 제자인 적도 있다고 하는데, 당시 마욜리카라고 불리던 도자기에 관심을 갖고 대를 이어 연구, 발전시킨 사람이라고 한다.
유약을 바른 마욜리카는 다른 재료보다 오염에 강해서 야외에 전시되는 작품으로 적합했고, 그의 작품은 많은 건물의 외벽에 장식되었다.
이 패널은 대성당에 설치되었던 루카의 작품 중 하나인데, 오른쪽에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천사가 유독 눈에 띄어서 재미있었다.
다른 아이들 표정도 제법 심각하고 실감나다.
'202409 이탈리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13 - 피렌체 여행 : 우피치 미술관(1) 20240917 (0) | 2024.11.17 |
---|---|
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12 - 피렌체 여행 : 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 궁전, 젤라토와 스프리츠 20240916 (2) | 2024.11.16 |
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10 - 로마에서 피렌체로 20240916 (11) | 2024.11.14 |
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09 - 남부 일일 투어 : 폼페이 유적지 20240915 (1) | 2024.11.13 |
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08 - 남부 일일 투어 : 소렌토, 포지타노 20240915 (4) | 2024.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