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01 - 여행 전에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여행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계기...
작년에 스페인 포르투갈 단체투어를 다녀오셨던 어머니가 가이드 따라서 관광버스만 주구장창 따라다니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경험하고 싶으셨나보다.
30년간 매년 빠짐없이 명절에 차례상을 차리던 관습에서 벗어나고 싶으신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아부지를 설득해서 나와 엄마 둘이서 올해 9월에 추석연휴를 끼고 2주간 이탈리아를 가보기로 정했다.
(아부지는 장거리 비행을 싫어하셔서 명절 연휴동안 제주도에서 잘 쉬셨다고 한다)
항공편
거의 1년 전에 구매한 비행기표는 로마 인아웃 대한항공 왕복 티켓이었다.
우리 둘 다 영어를 잘 못해서...
혹시나 우리의 항공편에 문제가 생겼을 때 괜히 다른 나라 항공사 이용하는게 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비행기 표를 살 당시에는 로마 인 밀라노 아웃으로 해볼까도 고민했지만 그냥 로마 인아웃으로 했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 가서 밀라노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좀 아쉽긴 했다. 언젠가 또 갈 날이 있겠지.)
장거리 비행에서 유독 다리가 많이 부어서 갈 때 엄마랑 함께 기내식을 저염식, 저칼로리식으로 바꿨는데
극한으로 싱겁고 맛없는 기내식이어서 돌아오는 비행기의 기내식은 일반식으로 바꿨다(그러나 맛이 없다는 것은 똑같았다)
숙소
숙소 정하기 전에, 이탈리아 내에서 어느 지역에 며칠을 할애하여 머무를 지를 정해야 했다.
이미 여행을 다녀온 많은 유튜버들의 후기를 보면서 로마 5박, 피렌체 4박, 베네치아 3박으로 정했다.
(근데 여행 다녀와서 생각해보니 피렌체랑 베네치아는 하루씩 더 머무르고 싶었다. 못본 곳들이 너무 많아서…)
숙소는 올해 설날 즈음에 전부 선결제를 마쳤다.
같은 숙소라도 여러 사이트에서 비교해보며 골랐는데, 부킹닷컴이 가장 저렴해서 전부 부킹닷컴에서 결제했다.
설 연휴동안 오는 친척도 별로 없고, 차례상도 간소하게 우리끼리 먹으면서 추석 때 어떤 숙소에 머무를지 고민했다.
이후 작성할 후기에 나오겠지만 로마 숙소는 좀 더 고민을 할 걸 그랬나 싶었다. 별로였기 때문이다...
예약한 숙소 중에서 피렌체 숙소가 B&B였는데, 출입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듯 하여 여행 전에 영어로 메일도 미리 보내두었다.
구체적인 여행 계획 세우기, 미술관 예약하기
비행기표와 숙소를 정했으니, 구체적인 여행 일정을 세워야 했다.
여행에서 무엇을 주로 볼 것인지를 정해야 했는데 내 경우엔 고민할 것도 없이 미술이다.
어머니도 여기에 찬성하셨고, 무엇보다 이탈리아는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의 유명 미술 작품이 넘쳐나는 축복받은 나라이니 안 볼 수가 없다.
내가 미대 출신이긴 하지만 회화가 아니라 공예 전공이어서 세세한 미술사는 까먹은 것도 많고, 이탈리아 작품 중에서 뭘 봐야 할 지 체크도 해야 했다.
이걸 다시 천천히 공부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길지만 꽤 재미있었다. 짬짬이 공부하는 내내 작품들을 실제로 볼 생각을 하니 더 설레는 기분이었다.
공부하면서 어떤 작품이 어떤 미술관에 있는지도 체크했다가 여행 일정에 반영했다.
물론 중요한 미술관만 하루 한 곳씩 가기로 했다.
하루에 여러 미술관을 가는 것은 내 머리도 터지고 다리도 아프고 동행하는 어머니도 혹사시키는 수련회같은 일정이 되어버릴 수 있으므로…
게다가 유명한 미술관들은 그 규모도 상당해서, 천천히 본다면 하루에 다 못볼 정도인 곳도 많기 때문이다.
가기로 결정한 미술관들은 거의 모두 여행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했다. 그 편이 줄도 오래 안 서고 전시 관람에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으니까.
로마에 할애했던 일정중에 하루는 바티칸, 또 하루는 남부 일일투어를 해 보기로 결정했다.
맨날 미술관, 성당만 다니면 지루할 것 같아서 넣은 일정이었는데 개인적인 장단점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좋았다.
두 일정 모두 유로 자전거나라에서 현지 일일 가이드 투어를 신청했다.
현지에서 현금으로 투어 대금을 지불하는 점이 불편하긴 하지만,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다른 일일 투어 상품 중에서 더 괜찮은 가격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 일정에 맞게 찾아본 바로는 유로 자전거 나라가 그래도 괜찮았다)
이탈리아 고속열차 예매, 교통패스 예약하기
며칠에 무슨 미술관이나 어느 지역을 갈 지를 정한 후에는 지역간 이동에 필요한 기차표도 여행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했다.
한 달 전 예약할 때의 가격과 당일 구매하는 기차표의 가격 차이가 상당히 나는 듯 하니 미리 예약하고 계획적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는 기차 안에서도 캐리어 도난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딸로의 고속열차를 이용할 경우 앞쪽 칸이 치안이 나은 편이라는 얘기를 듣고,
Smart 등급(제일 하위 등급)의 좌석보다는 한 등급 높은 Prima 등급의 좌석 중에서 Coach 2(2호차 칸)를 선택해서 예약했다.
좌석 위치도 가급적 뒤돌았을 때 캐리어 보관대가 보이는 쪽으로 선택했다.(51,52번 좌석 쯤?)
캐리어 보관대 맞은편에 화장실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차피 각 칸은 자동문으로 닫혀있어서, 문앞에 앉았다고 딱히 화장실 냄새가 나지는 않았다.
만약 캐리어 보관대에 넣을 자리가 없다면 좌석 위쪽에 짐 선반이 있으니 들어올려서 넣어야 한다...
기왕이면 탑승시간 몇 분 전에 미리 가서 플랫폼과 coach 번호 뜨자마자 탑승하는 게 좋다.
1번칸 앞쪽이 Club 좌석이고 1번칸 뒤쪽~3번칸까지가 Prima 인듯.
Prima나 Club 좌석만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기차 탑승 도중에 음료와 간식도 준다.
각 도시에서 돌아다니는데 필요한 교통패스가 있으면 미리 준비한다.
우리는 로마와 피렌체에서는 거의 도보로 다녔고, 베네치아에서만 kkday를 통해 actv버스/수상버스 교통권 3일권을 예약해갔다.
(그런데 다녀와서 kkday에 다시 접속해보니 베네치아 교통패스 상품이 없어져서 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른 사이트에서도 구매는 가능할 듯.)
로마에서 3~4번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했는데, 그 때마다 지하철 역 티켓 머신에서 1회권을 구매해서 탑승했다.
피렌체는 거리 구경하는게 재미있어서 그냥 걸어다니기만 했는데 트램은 한 번 정도 타볼 걸 그랬나 살짝 후회된다.
그 외
여행자 보험도 가입하고, esim도 구매했다. 엄마 핸드폰은 esim이 안되는 기종이라 usim카드를 따로 구매했다.
인천공항 왕복 고속버스도 예매했다.
지방이긴 하지만 고속버스 정류장이 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서구권 해외여행 경험이 매우 적고 엄마도 모시고 다녀야 해서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이렇게 준비해가서 현지에서 엄청 편하게 돌아다녔으니 계획 짜두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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