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미 두 달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01 여행준비 편에 썼던 나의 미술관에 대한 기대감은 어디로 가고 다짜고짜 첫날부터 콜로세움에 가게 되었느냐 하면...
그래도 역시 콜로세움이야말로 로마의 랜드마크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세운 일정이라서 그렇다.
원래는 어머니 힘드실까봐 콜로세움만 가려다가...
어차피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는 묶어서 통합티켓이고, 콜로세움 인근에 포로로마노 말고는 다른 관광지가 거의 없다.
여타 다른 관광지에 비해 이 둘만 도심 남쪽에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포로 로마노가 넓어도 너무 넓어서+어머니 화장실 찾느라 콜로세움을 두 바퀴정도 돌았기 때문에ㅋㅋ
이 날 일정을 힘들게 다 끝내고 숙소에 돌아와서야 '진실의 입'을 못 보고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딱히 안봐도 상관없지만 어머니는 영화 ‘로마의 휴일’을 잘 알고 있는 세대라서 아쉬우셨을 것 같다.
모닝커피
시차 적응이 덜 된 건지 너무 일찍 눈이 떠져서(오전 6시쯤?) 그냥 일찍 씻고 나왔다.
숙소에서 나와서 우측으로 가다 보면 작은 시장이 서는 골목이 보이는데, 그 골목 시작하는 블록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https://maps.app.goo.gl/R5HdoCZf5eaBRf3g7
우리같이 너무 일찍 일어나버린 여행자에게 딱인... 아침 5시부터 여는 귀중한 카페가 있었다!
커피도 저렴하면서 맛있고 이탈리아식 크로와상(코르네 또), 식빵 샌드위치도 판다!
호텔에 조식신청을 하지 않았던 우리는 곧장 가까운 이곳으로 향했다.
나는 기왕 이탈리아에 왔으니 마셔보고 싶었던 에스프레소로 주문했는데, 어머니가 카푸치노를 마시고 싶다고 하셨다.
유당불내증 있으면서!ㅋㅋ큐ㅠㅠㅠㅠ
그런데 원래 메뉴판에는 없지만 사장님 뒤 바테이블 너머 벽에 A4용지에 프린트해서 코팅한 메뉴판 하나를 발견했다.
'cappuccino con zymil no lattosio'
혹시나 싶어서 사장님께 영어로 저 문구에 대해서 물어보니, 유당 없는 우유를 사용한 카푸치노라고 한다!! 친절하시다!!
이거다 싶어서 바로 주문했다.
워낙 평소에 에스프레소를 안마셔서 그런지 산미도 좀 있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코르네 또는 겉에 시럽? 이 발라진 건지 바삭하기보단 촉촉하고 달달했다.
샌드위치는 참치랑 토마토, 약간의 채소가 들어간 걸 골랐는데 아침 일찍 나가면서 먹기에 부담 없고 좋았다.
cappuccino con zymil no lattosio 이것도 너무 좋았다. 맛은 일반 카푸치노랑 다르지 않았고 부드러웠다.
에스프레소를 시켜서 그런지 사장님이 물도 한 잔 가져다주셨다.
로마에 머무르는 동안 흔히들 말하는 3대카페라는 곳에는 시간이 없어서 결국 가보질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카페 덕분에 딱히 아쉽진 않았다.
커피 맛 보다도 친절한 사장님과 친절한 가격에 감동했던 카페였다.
여행 전에 콜로세움 입장권 예매하기
https://ticketing.colosseo.it/en/
공식 사이트의 영어버전에서 입장권을 구매했다.
별도의 가이드투어를 신청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INDIVIDUALS를 클릭하고 18유로인 24h – COLOSSEUM, ROMAN FORUM, PALATINE을 선택하여 구매했다.
24시간 내에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을 방문할 수 있는 입장권이다.
입장할 인원수, 날짜, 시간을 선택하고 일반 입장인지 아니면 무료나 할인 조건에 해당하는 인원인지를 체크하면 된다.
(장애가 있거나 무료 티켓 조건에 해당하는 나이일 경우에 별도로 체크하면 될 듯)
로마패스가 있을 경우 날짜 체크 위에 있는 빨간 글씨의 HERE를 선택하면 된다는데 나는 로마패스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서 그냥 일반 티켓으로 구매했다.
인원수 체크하고 continue를 클릭하면 입장할 사람 이름과 메일주소를 쓰게 하는데, 이때 이 사이트에 가입하고 구매해도 되고, 비회원으로 구매해도 상관없다.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어차피 메일 주소를 입력하기 때문에, 구매한 입장권이 바로 이메일로 발송된다.
이메일로 발송된 PDF파일을 핸드폰에 저장했다가 입장할 때 바로 보여줘도 되고 프린트해서 보여줘도 되는데 나는 혹시나 해서 인쇄해서 입장했다. QR코드가 잘 보이기만 하면 됨.
사실 아레나와 지하공간까지 볼 수 있는 24유로 티켓을 예약하고 싶었는데 우리가 가고 싶었던 날짜에는 금방 입장권이 마감되어 예약할 수 없었기 때문에ㅠㅠ그냥 콜로세움 유물 전시공간과 위층만 감상 가능한 일반적인 티켓을 살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전에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이미 이 지경이었으므로...아레나와 지하공간이 보고 싶다면 입장권 사이트 열리는 시간과 날짜를 잘 확인해서 예매하는 것이 좋겠다.
콜로세움 입장
https://youtu.be/VlpBlzfi4lo?si=3SOt_4zlDCKRYWmE
가이드 투어는 따로 신청하지 않고, 이 유튜브 영상을 미리 본 후에 입장했다.
짧지만 중요한 내용을 명료한 음성의 성우가 해설해 줘서 도움이 되었다.
이 유튜브에 이탈리아의 다른 관광지 해설도 있어서 전부 저장해 두고 오디오가이드처럼 활용할 수 있었다.
tmi지만... 여행 에세이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작업 업무를 핑계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 일하면서 듣는 여행 오디오북을 좋아한다.
미성의 성우들이 들려주는 여행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대리만족하는 기분이 들어서 그렇다.
스토리텔과 윌라에 있는 여행 관련 오디오북을 코로나 때 죄다 섭렵했는데, 더 나와주면 좋겠다.
우리 숙소는 로마 테르미니 역 근처에 있었는데, 테르미니 전철역 안에 있는 빨간색 티켓머신에서 1회권 교통권을 구매해서 전철을 탔다.
B노선을 타고 2 정거장 만에 colosseo역에 도착했다.
로마에서의 첫 전철이어서 방향을 잘못 보고 반대편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ㅋㅋㅋ
게다가 아침이라 출근하는 인파가 너무 많아서 전철 한 대 못 타고 다음에 오는 전철을 탔다.
소매치기 걱정돼서 괜히 가방 꼭 붙들고ㅋㅋ사람에 끼여서 손잡이도 못 잡았다.
콜로세오 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거대한 콜로세움이 시야를 꽉 채우는데 놀라는 것도 잠시...
어머니가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하는데, 역사 내 직원에게 물어보니 개찰구 안쪽에 있다는 거임ㅠㅠㅠㅠ
이미 개찰구 밖으로 나와버린 데다 그렇게 급하지는 않다고 하셔서 그냥 콜로세움 들어가기로 함.
https://maps.app.goo.gl/WuSWDmgQ37SKdp739?g_st=com.google.maps.preview.copy
예매를 해서 그런지 입장 줄이 길어도 금방 입장했다.
줄 서있는 동안 여러 나라의 언어들이 들려서 왁자지껄했다.
어머니랑 같이 유튜브 음성 가이드를 듣고 오긴 했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니 각종 유물이나 예전 모습의 모형, 스케치, 사진 등과 함께 설명글도 길게 적혀 있었다(물론 이탈리아어와 영문으로 되어 있다).
영어를 찬찬히 읽어보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읽어보지도 않고 잽싸게 앞으로 앞으로 가버려서 내가 쫓아가느라 애먹었다.
인파를 따라 앞으로 가다 보니 안쪽을 볼 수 있는 천장 없는 공간이 나왔다.
아래쪽 사람들 있는 곳이 아마 아레나인 듯? 우리 입장권은 아레나까지 가는 입장권이 아니어서 위쪽에서 이렇게 내려다보기만 하겠구나 했다.
그 아래층 미로처럼 된 공간은 지하통로이다.
실내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날씨예보에 없던 부슬비가 내리다 말다 해서 하늘이 매우 흐렸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비도 애매하게 와서 우산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 그냥 안 썼다.
콜로세움이 원래 목적으로 활용되던 고대에는 몇 만 명 단위의 인원까지 수용할 수 있었다는데 이런 어마어마하게 큰 건축물을 그 당시에 지을 수 있었다는 게 놀라웠고 실물을 보니 더욱 그랬다.
원래는 출입구의 용도였겠지만 이제는 창문?처럼 되어버린 콜로세움 외벽의 큰 구멍 중 하나.
구멍 밖으로 포로 로마노가 보인다.
유럽의 자연풍경들을 보면서 종종 느끼지만 저 콘 모양으로 길게 비죽 솟은 나무들이 더 유럽스러운 느낌을 들게 한다.
화장실이 급해진 어머니와 결국 급하게 왔던 길을 되돌아가던 중에 엘리베이터를 발견하고 직원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니 엘리베이터를 태워줬다.
내려서 입장했던 곳 방향으로 한참 걸어가니 줄이 엄청 긴 여자화장실이 보여서 어머니를 보내놓고 한참 기다렸다.
어느 나라나 여자화장실만 줄이 긴 건 똑같구나.
볼일을 마치고 원래 출구로 나가기엔 갈길이 너무 멀어서 입장하는 곳 인근의 응급 출구를 발견하고는 그 앞에 서있는 직원에게 우리 상황을 설명하니 그쪽 출구를 열어줬다.
근데 응급 출구로 나가는 길이 아레나랑 같은 층이어서 운 좋게 아레나 시점에서 조금 더 관람할 수 있었다.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콜로세움 출구에서 나와 보니 콜로세움 위층에서 내려다 보이던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 보였다.
여기 만큼은 입장권 없이도 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겠지..
개선문을 배경으로 우리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서양인 가족들이 좀 있었다.
내 사진 실력이 별로라서 마음에 들어 했을지 모르겠다.
세계 각지에 있는 개선문의 시초가 되는 개선문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개선문 옆면이 한창 보수공사 중인 듯했다.
우리도 개선문 배경으로 한 장씩 사진을 찍고 오른편에 비너스와 로마 신전 터?로 추정되는 커다란 기둥만 잔뜩 보이는 오르막길에 줄을 섰다.
포로 로마노 입장줄이 맞는지 헷갈렸는데 30분 넘게 줄 서서 입장했다. 여기 줄 서있는 외국인들 다 우리처럼 아침부터 부지런히 콜로세움 보고 여기까지 왔겠지.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언덕
https://maps.app.goo.gl/vqRNbUsy7eozjeo5A?g_st=com.google.maps.preview.copy
포로 로마노에 입장하자마자 또 하나의 개선문인 티투스 개선문이 보인다.
개선문 앞에 가이드를 대동하고 한창 설명을 듣고 있는 여행자 그룹이 많았는데 우리는 포로 로마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들어가기 위해 개선문 앞에 있는 올리브나무 그늘 밑에 쭈그려 앉아서 이어폰을 꽂고 유튜브 설명을 들었다.
콘스탄티누스 개선문과는 다르게, 이 개선문은 문 아래로 지나갈 수가 있는데 아래에서 올려다본 문의 장식도 어마어마해서 놀랐다.
저 아치 부분은 어떻게 조각했을까?
개선문을 통과하여 내리막을 지나면 막센티우스 바실리카가 보인다.
엄청 큰 성당의 흔적만 남아있는데, 보수공사 중인지 안에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멀리서 봐도 규모가 상당한 성당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외, 고대 로마 제국 시절 신전(혹은 신전이었다가 이후에 성당으로 사용된 공간)의 흔적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신전 터를 지나가다 보면 포로 로마노 한쪽 끝 여전히 공사 중인 구역이 있는데 그 너머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이 보인다.
개선문을 등지고 다시 왔던 길 방향으로 돌아가다가 카이사르 신전 쪽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카스토르와 폴룩스 신전, 베스타 여사제의 집을 지나 장미정원을 구경할 수 있다.
장미철은 이미 지났지만 다른 꽃도 피어 있고 초록초록한 정원이 마음에 들었다.
멀리 보이는 우산 소나무도 지중해와 맞닿은 국가의 분위기를 더해 준다.
장미 정원을 지나가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여기서 보는 풍경이 멋지다. 확실히 다른 도시와는 다른 과거의 건물이 그대로 남은 듯한 도시 경관이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
https://maps.app.goo.gl/hZ1eafqKodvey23a9?g_st=com.google.maps.preview.copy
점심식사
팔라티노 언덕까지 쭉 둘러보고 비너스와 로마 신전 방향에 있는 출구로 나왔다.
포로 로마노가 워낙 넓어서 대강 둘러보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출구 나왔을 때가 12시 반 즈음이어서 배가 고파졌다.
번화가에는 맛집을 많이 체크해 뒀었는데 콜로세움 근처에는 괜찮은 가게를 체크해두지 못해서 그냥 지나가다 호객행위하는 웨이터에 이끌려 아무 가게에나 들어갔다…
음식점이 모여있는 골목이 있었는데 대낮부터 야외테이블을 깔아 두고 손님을 받는 가게가 많았다.
https://maps.app.goo.gl/Uo9KfSHs7MkBH3Ws8?g_st=com.google.maps.preview.copy
배가 고프긴 했는데 막상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보다 보니 배가 고팠다기보단 그냥 다리가 아팠다는 걸 깨달음ㅋㅋ(첫날부터 심상치 않다)
음료부터 시키는 게 상도라서 엄마는 물, 나는 이탈리아 특산물 리몬첼로 스프리츠를 달라고 했다.
그냥 리몬첼로가 아니라 리몬첼로 스프리츠이긴 해도 아마 맥주보단 도수가 높았을 테니 빈속에 스프리츠 마시고 대낮부터 취한 사람이 되어버림ㅋㅋ
식당에서 먹을 때는 코스 순서대로 이것저것 시켜야 하지만 그렇게 먹기엔 양이 많아서 샐러드랑 브루스케타 정도만 먹고 일어났다.
작정하고 메인메뉴를 시킨 게 아니라서 엄청 맛있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신선한 재료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이터도 친절한 편.
어머니는 이탈리아 여행 내내 식당 테이블 위에 놓인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애용했다. 둘 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식재료라 모든 음식에 왕창 뿌려 드셨다.
점심을 해결하고 조국의 계단 쪽으로 가는데 길 곳곳이 공사판이어서 구글맵 보면서 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조국의 제단 내부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만 관람했다. 위층 카페 전망이 괜찮다는데, 가보지 못한 게 아쉽다.
판테온
베네치아 광장을 지나... 한때는 만신전이었고, 종교시설이자 누군가의 무덤이기도 한 판테온으로 향했다.
외부 모습을 조망하기엔 주변에 지대가 높은 곳도 없고, 주변에 관광객이 너무너무 많다.
여기는 따로 예약하지 않았던 데다 이 날 가려던 예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장발권을 하려고 매표소 앞에 줄을 섰다.
주변에 유명한 카페나 젤라토 가게도 많아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판테온의 돔은 확실히 밖에서 바라볼 때보다는 내부에서 올려다볼 때가 독특한 고유의 느낌이 더 드러나는 것 같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돔 형태의 건축물이고, 르네상스 건축가들조차 이 건물의 돔을 보고 영향을 받았을 정도라고 한다.
비가 오는 날 천장 가운데 구멍에서 비 떨어지는 광경을 보는 것도 멋지다는데, 언젠가 또 와 보고 싶다.
로마의 다른 유적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멋진 공간이었다.
산티냐치오 교회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산티냐치오 교회에도 들어가 봤다.
이 엄청난 바로크식 천장화를 관람하는 데 무료라는 것에 일단 놀랐는데, 동전을 넣으면 천장화를 잘 볼 수 있게 조명도 켜주고 거울도 마련해 놨다.
한참을 의자에 앉아 고개를 위로 꺾고 천장화를 감상했다. 그림에 착시효과를 가미한 건지 천장에 입체감이 있어 보인다.
저녁식사
저녁 즈음에 숙소에 돌아왔는데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숙소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실내자리에 앉아 조용한 분위기와 바깥 비 오는 풍경을 즐기고 있는데 주문받는 웨이터가 어쩐지 취한 사람? 같은 느낌이었다.
걸음걸이도 약간 건들건들하고.. 추천받은 와인은 탄닌감이 좀 있었다.
해산물 리소토에서 선명도 80퍼센트의 해물탕육수의 맛이 느껴져서 어딘지 익숙하고 신기했다.
피자는 도우가 얇고 가볍게 먹기 좋은 정도.
근데 카드로 계산하려는데 갑자기 웨이터가 카드기로 팁을 요구해서 당황스러웠다.
10 퍼 20 퍼 30 퍼 중에서 고르라고 쓰여 있는데 여기가 미국도 아니고…
실랑이하기 싫어서 그냥 10 퍼 내고 나왔는데 숙소와 엄청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가지 않았다.
여행 첫날부터 3만 부 가까이 걸었지만 나도 어머니도 걷는 거 좋아하는 데다 어머니는 무릎, 발목 보호대까지 가져오시고 만반의 준비를 해 오셔서 무리했다는 느낌은 없었다.
많이 걸은 덕분인지 잠도 푹 잘 잤다.
숙소 돌아오는 길에 퀴리날레 궁전을 지나가는데 하필 비둘기가 조각상 머리 위에 늠름하게 서 있어서 찍어봄ㅋㅋ
입장료 없이도(?) 로마의 많은 유적과 길거리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비둘기들을 많이 봤다.
가톨릭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비둘기가 성령의 상징?이라서 길가의 비둘기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꼭 무엇인가의 상징이라서가 아니더라도 어떤 동물이든 괴롭히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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