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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 이탈리아 여행

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02 - 여행 첫 날 20240911

by aramu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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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02 - 여행 첫 날 20240911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여행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공항 가는 길

엄마와 둘이서 떠난 여행 첫날은 공항 가는 길부터 쉽지 않았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고속버스정류소가 있어서 거기까지 탈탈 소리를 내며 캐리어를 끌고 갔다.

집에서 공항가는 버스가 5시, 8시 25분, 12시 25분... 이렇게 있었는데 비행기 탑승 3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할 것 같아서 5시 버스를 탔다.

 

근데 그냥 8시 25분 차를 탈 걸 그랬나 싶었다. 비행기가 13시 20분 출발 예정이었는데 너무 일찍 공항에 도착해서 할 일 없이 출국장에 앉아있었다.

게다가 버스 기사님이 완전 세게 밟으시는 건지.. 공항까지 2시간 넘게 걸릴 거리를 1시간 50분 만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진짜 할 일이 없었다.

수면실 있는 줄 알았으면 일찍 체크인 해서 면세구역이나 탑승동 수면실에서 잠이나 잤을 텐데 그때는 수면실의 존재를 몰랐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서 그 상태로 2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된 점도 여러모로 아쉬웠다. 그냥 집에서 좀 더 자고 8시 25분 차 탈걸...

 

여행 전부터 멀미를 걱정하시던 어머니가 멀미약을 복용했는데도 공항가는 버스에서부터 멀미를 엄청 하셨다.

난 멀미는 안했지만 꼭두새벽에 나오느라 매우 졸려서 버스에서 자고 싶었는데 옆에서 괴로워하는 사람을 두고 혼자 쿨쿨 자기도 뭐해서 비닐봉다리 들고 안절부절못하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공항에서

 

공항에 내리자마자 지하 1층에 내려가서 약국에 들러 증상을 물어보니 약사님은 오히려 공복이라서 멀미가 더 심할 수 있다고 하셨다.

배부를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요기는 하고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편이 오히려 멀미가 덜한다고 한다.

 

오는 동안 걱정스럽긴 했지만 막상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그제야 여행 직전의 기대감 같은 것이 좀 생겼다.

어머니는 공항 가는 길에 그렇게 고생했으면서 막상 도착하니 설렌다고 했는데, 나는 설렘?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무사히 잘 가면 좋겠다, 현지에서 소매치기 안당하면 좋겠다는 바람? 걱정? 이 좀 더 컸다.

 

출발

 

비행기 탑승하자마자 너무 졸려서 잤는데, 눈을 떠보니 아직 두시간 밖에 안 지난 것도 모자라 아직 이륙도 안 했다는 사실에 충격 먹었다.

요즘 항공기 결함이나 사고가 세계적으로 빈번하다는데 설마 그 불운에 우리가 당첨된 것은 아닌가 절망적인 심정도 들었다.

기내 방송으로 아직 항공기 엔진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해서 마구 검색해 보니 대한항공도 요즘 출발 지연이 잦은 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유사시에 어떻게 해야 하나, 숙소에 연락을 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 20분 뒤 이륙할 것이라는 방송이 나와서 안도했다...

 

이륙하고 나니 작년(2023년) 프랑스 파리에 갈 때 장거리 비행을 처음 경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장거리 비행 때 유난히 다리가 엄청 붓고 장트러블이 심하다는 것을ㅠㅠ 이번 여행에서도 이것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

그렇다고 한 번도 안 먹어본 수면(유도) 제를 먹을 수도 없고 애초에 다른 부작용이 걱정돼서 먹을 생각도 안 했다.

어떻게든 적게 먹고 많이 자려고 노력했지만 잘 안돼서 비몽사몽 한 힘든 상태로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했다.

 

대한항공 일반석 특별식 신청했던 내 기내식(저염식)
엄마의 기내식(저칼로리식)
기내 조명이 시퍼런 색이라 사진이 구린...기내 간식. 미니 샌드위치?랑 작은 바나나
특별식 두 번째 식사(저염식)

 

맛을 딱히 생각 안 하고 그저 비행기 안에서 붓는 게 싫어서 특별식 신청했는데 일반식보다 먼저 나옴. 

그냥 모든 메뉴가 다 닭고기 메인인 거는 그렇다 치고(닭고기 좋아하긴 함)

정말 극단적으로 맛이 없어서ㅋㅋ염분 아예 안 뿌린 수준이라 먹기 힘들었다. 빵은 없어도 되지 않나...

그 와중에 어떻게든 자고 싶어서 화이트와인을 달라고 했는데 두 잔이나 마셔도 딱히 별로 취하지도 않고... 그냥 물이나 마시고 잘 걸 그랬다.

어머니도 나 따라서 저칼로리식 신청했는데 비슷한 맛이었다.

 

맛이 없는데 그렇다고 안 먹으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아서 먹긴 했지만 만약 다음에 또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된다면..

진지하게 한 끼만 먹던지 아니면 물만 마시고 밥은 아예 안 먹던지 하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먹어서 더 붓는 게 너무 힘들어...

 

기내 영화는 추락의 해부 한 편만 보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냥 음악을 들으며 비몽사몽 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주목하고 싶었는데 내 컨디션이 별로여서 그런지 머리에 잘 안 들어왔다.

 

도착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예상보다 초스피드로 마쳤다. 

전자심사? 가 가능해서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기계에 여권 찍고 직원이 도장만 쾅 찍었더니 바로 끝났다. 

짐 찾는데 새로 산 캐리어에 벌써 여기저기 흠집이 났다ㅋ 예상했던 부분이긴 하다.

 

바로 로마로 가는 기차를 타러 가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고 있는데 다른 관광객도 나한테 길 물어보고..

나도 여기 초행길이라 잘 몰라서 우왕좌왕하는데 지나가던 현지인이 손짓으로 길 알려줘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바로 기차 타러 갈 수 있었다.

이 열차는 따로 예약해두지 않아서 기차표를 현장에서 구매해야 했는데

기차표 사는 건 티켓머신에서 영문으로 바꾸면 금방 살 수 있어서 다행이긴 했다.

시간대나 열차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랐던 것 같다.

펀칭?을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기차 바로 앞에 있는 펀칭기계가 계속 에러 나서 결국 펀칭 못하고 그냥 탔다.

차 안에서 검표원을 마주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현지 시간이 밤 10시가 넘은 때여서 처음 타 보는 이탈리아 기차 안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은 깜깜하기만 했다.

로마에 왔다는 실감도 잘 안나는 상태로 내려서 부랴부랴 캐리어 끌고 구글맵 보면서 숙소로 향했다.

 

호텔 체크인

 

부킹닷컴에서 예약한 호텔은 camplus hotel roma centro였는데 

체크인했을 때는 그저 그런 느낌이었다. 딱 있어야 할 것들만 있는 느낌?

(그러나 샤워할 때가 되어서야 있어야 할 것도 없구나 라는 걸 알게 됨)

한국인? 동아시아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지, 우리 뒤로 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줄줄이 체크인했었다.

밤늦게 체크인해서 그런지 배정받은 방이 1층이어서 창 밖에 담장 말고 아무것도 안보였고..

뷰가 별로였다는 점이 어머니는 매우 불만이셔서 방 바꿔달라고 할까 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장거리 비행에 매우 피곤해서 그냥 참았다. 

나는 숙소에서 보이는 뷰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편인데 어머니는 아니었구나..

나중에 리뷰를 봤는데 스위트룸이나 좀 큰 방이 위층에 있는지, 그쪽을 예약하면 아마 뷰가 좀 좋을 것 같다.

 

샤워하려는데 샤워실에 구비된 바디워시 통이 비어있음을 알게 됨ㅋㅋㅋ아니 이런 건 좀 채워놔라...

어머니가 이미 벗고 계셔서 일단 예비로 집에서 가지고 왔던 바디워시를 썼다.

다음날 아침에 프런트에 얘기했는데 통째로 주길래 갖다 놓고 썼는데

그다음 날 청소할 때 직원이 그걸 홀라당 도로 가져가버리고는 빈 통은 채워주질 않아서 답답해서 또 얘기할까 하다가 피곤해져서 그냥 갖고 있던 바디워시 썼다...

5박 묵었는데 프런트랑 청소직원 사이에 소통이 안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침구가 그럭저럭 깨끗하다는 점과 테르미니 역에서 가까운 편이라는 점을 빼면 딱히 좋은 점은 별로 없었다..

지나고 나서야 (비교적) 저렴한 숙소였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다음에 또 엄마랑 멀리 여행가게 되면 숙소는 좀 더 좋은 곳으로 예약해야겠다.

 

 

다 적고 나니 첫날 전체적인 인상이 정말 안 좋았구나 싶다ㅋㅋ

이날 이후로 크게 안 좋은 일은 거의 없었으니 그 점은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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