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23 - 베네치아 여행 : 두칼레 궁전 20240921
이 글은 이미 두 달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침은 호텔 건물 지상층에 있는 일리 카페를 이용했다.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그리고 어머니는 이제 늘 그렇듯 샌드위치, 나는 크로와상을 주문했다.
잘 먹고, 본섬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 미리 이용하는 것도 빼먹지 않고...
토요일이었던 이 날은 우리가 아침 일찍 나와서 그런지 본섬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다행히 이 날은 버스가 파업을 하지 않아서 전날 발권했던 버스 이용권을 무사히 이용할 수 있었다.
기차보다 조금 더 느리게, 바다와 맞닿은 메스트레 동네풍경을 창밖으로 보다가 서서히 바다가 나타났다.
바다를 건너는 차도가 물과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졌다. 분명 전날도 같은 풍경을 봤는데 기차로 갈 때와 버스로 갈 때 감흥이 또 다르다.
이번엔 본섬의 로마 광장에서 내렸다. 파업이 없으니 수상버스도 무사히 운행하는 듯 해서 여기서 바로 수상버스를 타고 산마르코 광장까지 가보기로 했다.
드디어 첫 수상버스 개시...!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와서 그런지 어머니도 생각보다 멀미가 없었다.
나름 속으로 걱정했는데 베네치아에서 여러번 수상버스를 타면서 어머니가 한번도 멀미를 안하셔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르겠다ㅋㅋ
메스트레에서 탔던 버스와는 다르게, 수상버스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이렇게 많이 타도 되나 싶을 만큼 사람이 많아서 배가 가라앉는거 아닌가 걱정될만큼..
그래도 전날 한참 길을 헤매며 갔던 길을 수상버스로 몇분만에 금방 도착해서 편리했다.
두칼레 궁전
https://maps.app.goo.gl/uTgYaQno6GT1jMYf6
두칼레 궁전이 베네치아에서 꼭 봐야하는 명소 중 하나라서 그런지, 예약이 은근 빨리 찬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달 전에 미리 예약을 했다.
예약하는 티켓이 꼭 광장 맞은편에 있는 코레르 박물관과 묶여있는데, 이걸 전날 볼 예정이었으나 길을 너무 헤매는 바람에 볼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두칼레 궁전 본 것 만으로도 티켓 뽕은 뽑은 것 같다. 내부의 어마어마한 장식과 그림에 둘러싸여 오전 내내 전시 관람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궁전을 나갈 무렵에 마주친 전시실에서 예상치 못한 좋은 작품도 만나고...그 얘기는 아래에 마저 쓰겠다.
아침부터 단체로 가이드 투어를 온 관광객이 좀 있었는데 그중에 영어로 얘기하는 가이드 설명은 중간에 조금 주워듣기도 하고...ㅋㅋ
우리는 딱히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지는 않았다.
계단 올라가는데 천장 장식도 엄청나다...
한때 무역으로 돈을 많이 벌었던 베네치아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두칼레 궁전은 베로네세와 틴토레토의 그림이 정말 많다. 많기만 한게 아니고 공간을 꽉 채울만큼 크다.
성서의 엄숙하고 경건하며 웅장한 느낌의 그림도 있지만 도제(Doge)가 통치했던 국가인 만큼, 도제들의 얼굴 초상화같은 것도 많았다.
그들이 앉았던 의자가 늘어선 방도 있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회의장도 여럿 있었는데 과연 여기 앉아서 회의를 하려면 얼마나 크게 말해야 하나 싶을 정도인 방도 있었다.
왕국이었던 나라의 궁궐에는 왕이나 왕족들을 신격화하거나 성스럽게 그린 그림이 있기도 한데, 베네치아는 원래부터 왕국이 아니었어서 그런지 그런 그림은 없다.
전시실 중간에 이런 창문이 종종 있는데, 저런 동그란 유리 여러 개 붙인 창문 너무 예쁜 것 같다..피렌체에서도 자주 보긴 했지만.
탄식의 다리를 건너면 탄식의 다리가 보이지 않는...
밖을 보려면 이렇게 조그만 구멍으로 봐야 하는데 그래서 죄수들에겐 더 감질나고 아쉬운 풍경이었을 것 같다.
정작 탄식의 다리를 찍으려면 궁전 밖에서 찍어야 더 잘보인다!
이건 다음날 아침에 찍은 탄식의 다리.
그리고 여기서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래의 그림들...
그림체가 딱 보쉬...인데 설마 싶어 캡션을 보니 정말 그랬다.
그의 그림은 남아있는게 많지 않아 스페인이나 다른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두칼레 궁전에도 몇점 있었다.
베네치아 사람들이 플랑드르 출신 화가들을 고평가했고 애호가도 많았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아르테미시아의 또 다른 그림을 여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우피치에서 봤을 때도 빨간 벽에 걸려있더니 여기도 그렇다.
같은 주제로 카라바조가 그린 그림이 있는데 기댄 방향만 다르고 주제나 옷차림, 포즈가 비슷한데도 그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르다.
성경의 인물이라는 점을 빼고 바라보면 그냥 기분좋게 쉬고 있는 여성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람하고 나오니 입장하는 줄도 길게 서있고 광장에 사람도 더 많아졌다.
오후에는 일정을 딱히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과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보고싶어서 그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이 두곳은 예매 안하고 가도 주말에 줄 안서고 들어갈 수 있어 좋았지만 두칼레궁전은 확실히 오후부터 입장하는 사람이 많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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