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이탈리아 가을 여행기 24 - 베네치아 여행 :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20240921
이 글은 이미 두 달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글이며, 주관적인 의견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보전달의 목적보다는 사적인 기록을 위한 글입니다.
여행 시점 이후 현지 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치케티
https://maps.app.goo.gl/D9iuaHnt9vPGiYMk7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을 보기 위해 산마르코 광장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쪽으로 건너왔다.
점심시간이긴 한데 배가 엄청 고프지는 않고, 간단히 먹을 만한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곳 베네치아가 치케티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근처 펍으로 들어갔다.
그냥 좁은 골목을 지나가다가 밖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술 마시고 있는 식당이 있어서 찾아 들어간 거였는데 지금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맛집으로 평이 좋은 곳이었네...
치케티는 여러 가지 음식을 한두 입 사이즈로 빵 위에 올려놓은 음식류를 가리킨다고 한다.
진열장에 이미 만들어진 치케티들이 잔뜩 있어서 어머니랑 한참 뭘 먹을까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진열장 속 치케티를 한참 고르다가 샌드위치도 같이 팔길래 시켜봤다.
새우 치케티는 치즈와 토마토소스? 가 버무려진 무난하고 아는 맛이었고, 그 옆에 햄 슬라이스 위에 크림치즈와 함께 뭔가? 가 얹어진 치케티를 어머니가 궁금해하셔서 시켜봤는데 막상 주문한 것이 나와보니 좀 낯선 비주얼이라 안 잡수겠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ㅋㅋㅋㅋ
할 수 없이 내가 대신 기미상궁 역할이 되어 먹어봤는데 저 얹어진 무언가가 내 기억에 아마 가지나 주키니였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이제 바질페스토에 버무려져 마치 물컹한 우리나라식 나물 같은 비주얼로 보이는 것인데ㅋㅋ
(나물이 빵 위에 크림치즈, 햄과 함께 얹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많이 낯설 법도 하다ㅋㅋ)
막상 맛은 나쁘지 않았다. 바질페스토 맛이라서 이탈리아 요리에 있을법한 맛이랄까... 그래서 저 치케티는 내가 다 먹었다.
어머니는 무난한 새우치케티와 샌드위치를 드시고...
어머니가 알코올류를 섭취하면 화장실 자주 가는 게 걱정되어서 여행 중에 알코올을 거의 안 드셨는데 여기서는 기분이 좀 동했는지 나와 함께 스프리츠를 한잔 하셨다.
단 음료를 안 좋아하시는데 스프리츠가 그리 달지 않아서 오히려 좋아하셨다.
가게가 좁은데도 밥시간?이라서 그랬는지 가게 안팎으로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의외로 회전율은 빠른 편이었다.
우리처럼 저렴한 가격에 간단히 치케티와 스프리츠 한잔씩 하고 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그랬나 보다.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로 점원들도 분주해 보였는데 그렇다고 딱히 불친절하진 않았다.
치케티가 이미 만들어놓고 파는 음식이라서 주문하면 바로바로 나오는 것도 좋았다.
물론 식어있다는 점에선 아쉽지만 원래 그런 음식이니 이해하자...
나중에 다른 나라 여행 관련 영상을 찾아보는데 유럽의 다른 국가에도 저런 한입거리? 음식이 있다고 들었다. 스페인이었나...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구글맵으로 목적지인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을 찾아가는데 의외로 입구가 조촐해서 좀 놀랐다.
https://maps.app.goo.gl/dBoSnWnCgbz4TnVp6
방문했던 날짜가 9월인데 이제 막 여름 지나 아직 한창 잎사귀가 무성한 시기여서 그런지 이파리에 가려서 심지어 간판도 안보임ㅋㅋㅋㅋㅋ
하지만 컬렉션 인근에 소규모 갤러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걸 보면 맞게 온 것이다.
밖에서 보면 아기자기? 자그마해 보이는 공간이지만 내부에 걸려있는 그림들은 모두 한 번쯤 들어본 현대 유명화가들의 이름으로 캡션이 채워져 있다.
게다가 베네치아 본섬에서는 보기 드문 커다란 나무와 초록초록 잎으로 둘러싸인 정원 공간이 특이점이기도 하다.
정원 공간에서 어머니 사진을 실컷 찍어드리고 안으로 들어가 입장료를 지불하고 전시를 관람했다.
토요일 오후라 사람이 바글바글 할 줄 알았는데 많긴 해도 북적일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예약 없이 줄도 안 서고 입장할 수 있었다.
다 주옥같지만 아래는 그중에서 내게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을 모아보았다.
거의 다 유명한 작가들 작품이지만 내가 실물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작품들이 정말 많았다.
입구 들어가자마자 칼더의 작품이 가운데 있다.
그전까진 메탈 소재로 된 것만 봤지 이렇게 유리랑 도자기 매달린 버전은 처음 봤는데 너무나 내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이 그림이 너무 좋다...
기괴... 한데 묘하게 인상에 남는 묘사와 붓터치.
그러고 보니 요즘 해외에서는 초현실주의가 재조명받고 있다는 얘길 들은 것도 같아서 더 주의 깊게 봤다.
한쪽 전시실에 이 작가의 작품만 전시된 방이 있었는데 페긴 베일. 바로 페기 구겐하임의 딸이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서 안타깝지만 그 화풍이 정말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뒤의 창문에 비치는 바닷물 색과 어우러지는 푸른 유리 오브제들...
에지디오라는 유리 작가의 작품인데, 찾아보니 당대 유명 작가들(에른스트, 피카소 등)과 협업을 많이 했었다고 한다.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공식 홈페이지에 가보니 페긴 베일의 작품을 'translate'했다고 적혀있다.
2010년경 페기구겐하임 컬렉션에서 개최된 페긴 베일의 전시에도 그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었던 적이 있는 듯.
사실 마크 로스코 작품 여기서 처음 봤는데 더 큰 그림도 보고 싶어 졌다.
잭슨 폴록 그림은 기법이 기법이라 그런지 실제 사이즈가 상당했다.
교과서에서만 보다가 여기서 처음 실물을 봐서 그런가...
이 앞에서도 조용히 어머니 사진 한 장 찍어드리고ㅋㅋ
나도 현대미술 잘 모르지만 내가 유명한 그림이라고 하면 어머니도 엄청 관심 있게 보시던데 앞으로 자주 모시고 다니면서 문화생활 시켜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중간에 이렇게 운하 쪽으로 나올 수 있는 테라스 공간? 이 있어서 전시실 밖으로 나와 바람도 쐬고 사진도 찍었다.
이날 날씨 너무 좋아서 사진도 잘 나오는데 전시실에만 있기엔 아까우니까.. 여기서도 어머니 사진 잔뜩 찍어드렸다.
한창 비엔날레 기간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상설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테라스 너머에서 저런 진주 물방울 같은 조형물도 보였다.
찍지 않을 수가 없는 물 색과 하늘색이었다.
사진이 없던 시절, 왜 카날레토가 그린 베네치아 풍경화가 유럽인들에게 그토록 잘 팔렸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도시의 색감이 육지와는 확실히 다르다.
여러모로 인상 깊은 삶을 살았던 컬렉터.
덕분에 어마어마한 작가들의 작품을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
출구로 나가면 다시 좁은 골목이 이어지고, 여기서 멀지 않은 거리에 베네치아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이 있어서 거기도 가보기로 했다.
ㅋㅋ아카데미아 즈음부터 우리 어머니가 좀 지치셨던 것 같은데 나 혼자 그림 보느라 흥분해서 미친 듯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엄마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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